스티브 존슨-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를 읽고- 서평 13
비효율적이고 통념을 뒤집는 혁신적 아이디어 환경의 특징 2가지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라는 이 책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만드는 환경의 7가지 패턴과 속성이 있다고 얘기한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두 가지를 이 글에 담아보았다.
인생에서 대박을 터뜨릴 거라는 야망은 없다.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혁신은 필요하다. 글을 쓰든, 사업을 하든, 직장 생활을 하든 혁신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리더가 될 수 있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고 싶단 생각을 한적은 없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다.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도 읽었던 대부분의 책들과 마찬가지로 <체인지 그라운드> 추천도서였다.
엉망진창 속에서의 보석- 계속해야 하는 이유
1900년대 미국, 무선전신 술에 열정을 갖고 있는 드 포리스트라는 20대 청년 발명가가 있었다. 그는 불꽃 간극 송신기라는 기기를 이용하여 전자기 파동 실험을 하였다. 몇 년 후 그것을 3극 진공관으로 발전시켰다. 그것은 TV, 라디오 그리고 1940년대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의 논리게이트에 이용되었다. 논리게이트는 논리 연산을 수행하는 회로를 말한다.
원룸아파트에 살며 번역일을 하던 청년의 극적인 성공담으로만 들을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빠트린 이야기가 있다. 그의 발명은 그의 실수들의 총합이었다. 그의 초기 실험 중 가스등 불꽃색의 변화가 전자기 스펙트럼 때문이라는 가정은 착각이었다. 그것은 음파가 원인이었다.
그는 자기가 하는 실험을 완전히 잘못 이해했다. 이해하지도 못한 실험은 20세기 세상의 풍경을 완전히 바꾼 역사적인 별명이 되었다.
드 포리스트의 이야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심지어 틀린 과정일지라도 밀어붙여 끝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드 포리스트가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하고 준비해서 실험을 시작하려 했으면 그런 위대한 발명을 이룰 수 있었을까?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한 혁신
-하찮아 보이고 느린 예감으로서 나타나는 혁신적 아이디어
혁신적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계시처럼 오는 것이 아니다. 어설프고 설익은 상태로 세상에 나타난다. 김치나 와인처럼 숙성될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마음의 그늘 속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배양되어 새로운 연결과 힘을 모은다. 초기에 빠져있던 핵심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것과 충동을 통해 갈수록 실체화된다. 저자는 그것을 '느린 예감'이라고 한다.
느린 예감을 키우는 데는 유기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또한 비망록도 도움이 된다. 비망록은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들을 옮겨 적어놓고 나만을 위한 지식백과로 활용을 하는 것이다. 비망록 얘기를 들으니 독서노트, 생각노트를 쓰고 활용하는 사람들 얘기가 생각났다.
18세기 과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유리 잔속에 박하를 넣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식물이 산소를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혁신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 유리병 속 거미 놀이를 하던 프리스틀리 마음속에서 20년간 '느린 예감'으로서 자랐던 것이다.
19세기 처음 나와 100판 이상 출간된 <inqire-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가정 실용 백서가 있었다. 1960년대 영국, 어느 수학자 부부의 아이는 집에 있던 오래된 그 책에 호기심을 갖고 몇 시간씩 탐독하였다. 그로부터 10년 후 그 아이는 스위스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는 사내 모든 자료를 추적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그것의 이름은 'inqire'였다. 그로부터 또 10년후 그는 하이퍼텍스트 링크로 서로 다른 컴퓨터에 저장된 문서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이 순간도 쓰고 있는 월드와이드 웹이다.
수학자 부부의 아이가 빠졌던 가정 실용 백서가 월드와이드 웹의 '느린 예감'이었던 것이다.
나도 '느린 예감'의 경험이 있다. 정토회라는 단체에서 <청춘 톡톡>이라는 강연을 진행했던 경험이다. 그때 나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야간 택배일을 다녔다. 나는 강연 스텝 팀장으로 꼭 필요했던 a와 b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말을 꺼내놔야 했다. 강연 예정일로부터 반년 전이었지만 말을 해놔야 일이 진행될 것 같았다.
겨울 외투를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계절이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전화를 걸어 강연장 대관을 알아보기도 했다.
2019년 10월 전체 스텝 40여 명이 준비한 강연은 성공적이었다. 크지는 않았지만 강연장은 만석이었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무엇을 지속해왔고 지속할 것인가
드 포리스트의 3극 진공관 발명은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것과 같다. 조지프 프리스틀리의 식물 산소 생성 연구와 월드와이드 웹, <청춘 톡톡>은 김치나 와인처럼 숙성될 시간이 필요했다.
언급한 것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 방향으로 끈덕지게 지속하여 성취했다는 것이다. 계속 전진해야 세상에 없던 뭔가를 이룰 수 있다. 어떤 행위의 의미나 가치는 바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단기적인 성과나 사람들의 평가, 당장의 좋고 싫은 감정, 난관에 연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세상을 놀라게 할 아이디어를 실현시킬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가슴속에 오래도록 품고 왔던 '느린 예감'은 무엇일까? 무엇을 오랫동안 지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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